작성일 : 10-03-0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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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아버지의 '시각장애인 사랑'정신 기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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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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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9 (화) 조선일보발췌
한글점자 창안한 박두성 선생 딸 박정희 씨
생가복원·공원조성 위한 기금 마련 그림전 열어
60년간 아이들 그림지도 "인천의 인물에 관심을"
"외국에 가보면 그곳에서 난 유명 인물들의 발자취를 잘 남겨놓아 사람들이 찾게 만들더군요. 하지만 (아버지 사업이) 내 생전에 이곳에서 열매를 맺을 수는 없겠죠..."
지난 5일부터 구월동 인천종합문예회관 중앙전시실에서 송암 박두성 선생 문화사업 기금 조성을 위한 그림전시회를 열고 있는 박정희 (87·동구 화평동) 여사.
한글점자 '훈맹정음(訓盲正音)'을 만들어 '시각 장애인들의 세종대왕'이라 추앙받고 있는 박두성(朴斗星 1888~1963) 선생의 셋째 딸인 그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마치 소녀와 같은 표정과 말투로 소곤소곤 말을 이어갔다.
1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박두성 선생 문화사업선양회'(이하 선앵회)가 선생의 생가 복원과 묘역 이전, 공원 조성 등 기념사업을 벌이기 위한 준비 사업의 하나로 마련한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 그는 그동안 틈틈이 그려온 풍경화 등 82점을 내놓았다. 그의 딸이고 송암 박두선 선생의 외손녀인 화가 유명애(65)씨도 20점을 내놓아 그림값을 기금에 보태기로 했다.
"선양회에서 기념사업을 한다는데 내놓을게 그림밖에 없어서..."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을 해주신 덕에 그림에 맛을 들이게 됐다는 그는 스물 둘에 평양으로 시집갔다가 1948년 다시 인천으로 와 화평동에 자리를 잡았다. 그 뒤로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며 생활하고 있다.
그는 "당장 살기가 급해서 (아버지의) 생가가 어떻고 하는데 관심 가질 틈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 사이 사이에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그런 지역의 인물을 나몰라라 하고 있는 현실에 대하 아쉬움이 가득 배어 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그림 잘 그린다고 칭창해 주는데 집에선 관심이 없는 거에요. 아버지는 점자에만 미쳐 사셨으니까. 글자 모르면 그 사람들 다 거지처럼 살게 된다면서‥‥. '어쩌면 좋아' 하면서 그냥 이러고 있어요."
이런 형실을 아타깝게 여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선양회는 시가 무관심하다면 민간 차원에서라도 선생을 위한 기념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그 준비작업의 하나로 이번 그림전을 열고 있다.
선양회 회장인 이정주 서울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는 "내 고장에서 이런 사람이 태어나고 활동했다는 것을 자랑하며 살아야 할 텐데 이렇듯 훌륭한 인물이 있어도 있는지도 모르게 만들어 놓고 있다"며 "우리가 여러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시민들의 자긍심을 살리는 일에 시도 적극 나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최재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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